Picaresque: 2
"⋯근래 매일같이 누군가를 죽이는 꿈을 꾼다. 깨어나서까지 불쾌한 감각이 생경한 꿈은 이전에도 자주 겪었지만 그것들과는 결이 다르더군. 칼로 온몸을 난도질하면서도, 그러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 타카스기 신스케는 요즘 잠을 설치는 일이 잦다. 스승의 목이 베이는 치욕의 온상을 눈 앞에서 보고 돌아온 후로는 몇 달 동안 악몽을 꾸었다지만, 적어도 그 이후로 그가 두 번 다시 악몽을 이유로 잠을 설치는 일은 없었다. 이 손으로 목을 조른 것은 누구인가? 여자였던 것 같기도 하고, 남자였던 것 같기도 하다. 피바닥에 누운 그 시체는 머리가 길었던 듯도 싶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칼이 몸을 관통할 때 고통스러워했던가? 그것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더욱 기이한 것은, 그가 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