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세계의 까마귀를 죽이고

 

 

사무라이의 나라,
우리가 그렇게 불린 것도 이제는 옛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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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

 

평범한 사랑 같은 걸 할 수 있었다면 여기까지 올 일도 없었겠지.

서로를 갉아먹고, 저주하고, 원망하면서도 결국 서로를 택하고야 마는 이 지옥의 굴레를 사랑이라 부를 수 있다면 기꺼이 연인이라 해도 좋으리라.
 
그러니까, 약속해. 당신은 내 첫 번째가 될 수 없고 당신 또한 영원히 그럴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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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高杉晋助のこと
 
에도에 아주 위험한 녀석이 온다는 얘기가 있다. 전에 요정에서 회담을 하던 관리 십여 명이 전부 살해된 사건이 있지? 녀석이 벌인 짓이다. 양이지사들 중에서도 가장 과격하고 가장 위험한 남자⋯ 타카스기 신스케.
 
녀석한테 얼마나 많은 관리가 죽었는지 잊었습니까? 최근에 발생한 과격한 테러 대부분에 녀석이 관련됐다고 들었어요.
 
타카스기 신스케, 과격파 무장집단 귀병대의 총독. 에도 막말 조슈 번의 유신지사 타카스기 신사쿠가 역사적 모티브. 10년 전 양이전쟁에서 친구들과 함께 양이사천왕으로 이름을 날렸으나, 패전 후 종적을 감추더니 귀병대를 부활시켜 무차별 테러로 막부에 대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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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井上蝶のこと
 
소문으로 듣자 하니, 타카스기는 '살인귀' 니조 외에도 '붉은 탄환' 키지마 마타코, '기인 모략가' 타케치 헨페이타, 오카다 니조와 마찬가지로 '살인귀'로 악명 높은 검호 카와카미 반사이, 정체조차 밝혀지지 않은 수수께끼의 '나비귀신'을 중심으로 귀병대를 부활시켰다고 들었는데⋯.
 
이노우에 쵸우, 과격파 무장집단 귀병대의 총독 보좌. 타카스기 신사쿠의 정실이었던 이노우에 마사가 역사적 모티브. 양이전쟁 패전 후 사라졌던 귀병대의 재결성 당시 초기 핵심 인원. 양이전쟁 당시 처형당했던 요시다 쇼요의 또 다른 제자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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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二人のこと
 
가슬추연의 주군과 비궁지절의 신하, 다정한 연인보다는 차라리 철저한 주종관계에 가깝다. 죽을 각오로 충성을 다하는 신하와 그를 차마 내치지 못하는 주군, 사랑이 지배하지 못하는 연인, 우리가 한 번이라도 연인이었던 적이 있던가⋯ 유대와 동질감 아래 위태롭게 세워진 연심은 뒷전이 된 지 오래다. 귀병대의 이름을 내걸고 반역자가 되었기에 감정 따위는 사사로운 방해물에 지나지 않을 뿐. 그러니 사랑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하지 말아야 할 터인데⋯
 
진정으로 사랑을 말할 수 있게 되는 건 아주 먼 미래, 두 사람 중 누구도 이 세상에 남지 않게 되었을 때의 일.

그래서, 너희 둘은 무슨 사이였는데.
⋯녀석은 날 사랑했지.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